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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T_전도서] 의자

작성자
광야의 식탁
작성일
2016-12-12 21:01
조회
610

의자에 앉은 빌라도 그리고 예수(출처: http://www.christiantimes.ca)

전도서 4장
9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10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11 또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12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13 가난하여도 지혜로운 젊은이가 늙고 둔하여 경고를 더 받을 줄 모르는 왕보다 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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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자리에 온 7명의 사람들이 식탁 앞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여섯개의 의자만 마련되어 있다면 조금 난감하겠죠? 누군가는 불공평하게 서서 또는 바닥에 앉아서 식사를 해야 할 겁니다.

그 자리에 예수님 계셨더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어떤이는 오병이어 기적을 생각하면서 '의자를 12개로 늘리실 것이다'라고 상상할 수도 있고 어떤이는 '저기 저 나무로 하여금 의자가 되게 명령하신다'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적은 아마도,
'여러분, 우리 모두 의자에서 내려와 다같이 바닥에 앉읍시다'의 방식일 것 같습니다.

"의자"의 기원을 찾아보면 애초에 의자의 목적은 누군가의 '권위, 위엄, 권력 등'을 나타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사람들이 식사할 때 바닥에 비스듬히 눕거나 식탁에 기대서 했다고 하니 보통의 평민들은 의자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갈등을 해소하고 공평한 세상을 만드는 주님의 방법은 마술과 같은 기적을 통해서가 아니라 세상의 제도와 상식을 뒤집고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과 함께 만들어 낸다는 것에 그 핵심이 있다고 믿습니다. 사람들을 통해서 일하시기 때문에 매일매일 기적이 우리 삶 가운데에 일어남에도 우리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의 전도서 말씀을 다시 읽으면서 교제, 함께, 나눔, 친구 등등의 의미로 해석되는 "코이노니아"라는 단어를 생각해봅니다. 코이노니아는 (1)하나님과 인간의 교제 (2)인간(성도)사이의 친교의 의미로 쓰인다고 하네요.

예수가 우리의 친구되시며 우리와 교제하는 방법은 높은 하늘 존귀한 의자(보좌)를 버리고 낮은 땅위에 내려오시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전도서 말씀처럼 우리를 붙잡아 일으키시고 우리와 함께 누워서 먹고 마시며 악에 맞설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잠시 우리의 자화상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며칠 전, 주말에도 수많은 국민들이 영하로 얼어붙은 검은길위에 앉아서 하얀 종이 안쪽도 데우지 못할 촛불을 두 손 모아 들고 있었지요. 그들이 바라던 지도자는 봉황새 앞 의자에 앉아 있는 차가운 가슴이 아니라 바닥에 마주 앉아 약자를 일으켜줄, 함께 누워 따뜻함을 나눠줄, 리더일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과...비록 투표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살았던 사람들...모두의 가슴이 아프게 얼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촛불을 걱정하며 바라보는 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불법을 보고 거리로 나온 '양심'과 불법을 저지르고 숨은 '죄악'의 문제. 즉, 선과 악의 문제이지 '좌파/우파',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고…

광화문에서 울려퍼지던 노래 가사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요한복음 1장5절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성경도 친북/불온 서적으로 지정되어야 할까요?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새번역)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공동번역)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개역개정)
The light shines in the darkness, and the darkness has not overcome it. (NIV)
The light shines in the darkness, and the darkness can never extinguish it. (NLT)

성경은 좌파/우파,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으며 오로지 선과 악, 그리고 구원의 문제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가난한자, 약자의 편에 섰으며 가진자, 권력자의 횡포에 경고와 징계를 하시는 분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교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하는 세상 사람들의 비판은 '선과 악'의 문제에서 잠잠히 있는 교회의 양심을 겨눈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좌파인지 우파인지 선택하시오!'하는 뜻이 아닙니다. 정치적 입장과 성도의 입장을 혼동하고 있던 제가 정신을 차리게 된 건,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세상 '의자'인지 하늘 '보좌'인지를 살펴본 후로부터 인듯 싶습니다.

전도서 3장14절은 기록하고 있지요. 하나님 앞에서 경외(두려워)하라고...
그리고 전도서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납니다.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도서 12:1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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